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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일정에 대한 나의 생각: 이 일 언제 까지 끝 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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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엄에 썼던 글을 옮겨 왔습니다

이 일 언제까지 끝낼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상대에게 2가지를 질문한다.

1. 약속을 받고 싶은 것인지

2. 추정치를 알고 싶은 것인지

약속을 받고 싶은 것 이라면, 나는 항상 대답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게 프로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프로는 내가 확신할 수 없는 것에 책임감 없이 덜컥 약속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추정치를 알고 싶은 것 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동원해서 정확히 추정하려고 노력 해야만 한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추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추정치는 추정일 뿐 다양한 변수로 인해서 언제든지 그 추정치는 변경될 수 있다 추정이 정확하다는 것은 모순이다.

왜 사람들은 약속을 받고 싶어 할까?

사람들이 약속을 받고 싶어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 라고 생각한다.

1. 심리적 안정감

2. 자이가르닉 효과

누구나 다양한 변수로 인해 계획이 틀어지는 것보다 변수 없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에 심리적 안정감을 더 느끼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일을 맡기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일이 제 시간에 마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진 채로 물어볼 것이다. 본인의 기대 충족되기 위해서 변수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변수가 되지 않도록 약속을 받고싶어 할 것이다. 이런 행동들은 본능적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미완성 효과 라고도 불린다.

사람은 일을 끝까지 마치려는 본능이 있다. 따라서 일을 끝마치지 못할 경우 긴장을 하게 되고, 그래서 더 뇌리에 오래 남게 되는 것이다.

-wikipedia-

다른 사람에게 약속을 받고 본인의 머릿속에선 이 일을 잊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다 만약에 약속을 받지 못한다면, 요청한 사람의 머릿속에는 완료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머물 것이기 때문에 안정감 보단 불안감이 더 클 것이고,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쪽으로 택할 것이다

이런 본능적인 이유로 인해서, 사람들은 약속을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내가 약속을 하지 못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약속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변수 때문이다. 이 세상에 어떤 일이던지 변수가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지 변수는 항상 존재하고, 우리는 변수를 고려해야만 한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일정에 대한 약속은 불가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의 추정은 가능하다. 언제까지 일을 끝낼 수 있는지 질문하기 전에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1. 일정을 물어볼 땐, 약속이 아닌 좀 더 정확한 추정치를 요청하기
  2. 일정 추정 요청의 범위를 최대한 쪼개기
  3. 대략적인 일정을 알고 싶은 것 이라면, 본인이 기대하는 날짜를 미리 언급해주기

애자일 프로세스에서 사용하는 추정 기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이상적 작업일  스토리 포인트 이다. 이를 기준으로 추정을 요청 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들이 이 2가지 기준으로 추정을 하는 것이, 어느정도 걸릴 것 같다고 어림짐작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까?

정확한 추정은 모순이지만, 정확에 근접한 추정은 가능하다. 바로 범위를 쪼개는 것이다. 일의 규모가 너무 크고 넓다면, 추정의 정확도는 떨어진다. 그만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의 규모를 더 작게 나누어서 추정한다면, 변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좀더 신뢰성 높은 추정을 할 수 있다. 1년 계획을 세우고 예측해보는 것과 하루 계획을 세우고 예측해보는 것의 차이점을 생각해보면 명확하다.

위의 경우와 반대로, 정말로 대략적인 일정이 궁금해서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반드시 기대하는 날짜도 미리 언급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ex) XX 일에 대해서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할까요? XY 일의 계획을 대략적으로도 세워보려고 합니다.적어도 10월 31일(약 2주 후) 에 앞뒤 버퍼 3일 정도로 일을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때 까지 완료가 가능할지 추정이 가능할까요?

마무리

우리 팀의 목표가 무엇인지 곰곰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정내에 완성 만 되면 되는 것인지,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지..

일정과 제품의 품질은 항상 Trade off 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가 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면, 제품의 품질은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제품의 품질 자체가 더 중요하다면, 일정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이 일정을 아예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일정이 밀리더라도 우리의 목표가 더 좋은 제품의 품질이라면, 일정은 더 좋은 제품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정확한 일정과 약속이 아닌, 추정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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